[언론보도] 골목 문화 품은 팝업스토어, MZ세대 명소로 떴다 2022-06-09

11일 오픈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한 한정판 굿즈 등 독특한 물건들과 이국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끈다. [사진 각 브랜드] 

11일 오픈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한 한정판 굿즈 등 독특한 물건들과 이국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끈다.

 

 

11일 오전, 청담동 명품거리에 때 아닌 긴 행렬이 생겼다. 유럽 시장골목에서 볼 법한 이국적인 비주얼의 식료품점 앞인데, 오픈도 하기 전에 MZ세대 100여명이 사진을 찍으며 대기중이다. 줄을 서서 들어가면 형형색색 알록달록하게 포장된 우유, 채소, 삼겹살, 아이스크림, 조각케잌 등이 빼곡한데, 들여다보니 삼겹살은 수세미고 조각케잌엔 그물백, 우유곽엔 이천쌀이 들었다. 장난감에 깜빡 속았단 걸 깨닫고 보니 가게 이름부터 심상치않다. 이 날 문을 연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이다.

 

식료품점이 아니라 침대회사가 만든 굿즈샵인데, 이천, 부산 등 지역 상인들과 협업해 제작한 한정판 굿즈들이 유니크하다. ‘BUSAN’이라 쓰여진 화살표를 따라 좁은 계단을 오르니 어느새 부산 해리단길의 명물 ‘버거샵’에 도착했다. 인테리어와 크루까지 그대로 옮겨놓은 매장에서 ‘원조의 맛’을 볼 수 있다. 명품거리 청담동과 부산 골목맛집이 사이좋게 어울리는 이 곳은 요즘 대세인 ‘로컬 소셜라이징’의 현장이다.

 

11일 오픈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한 한정판 굿즈 등 독특한 물건들과 이국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끈다. [사진 각 브랜드] 

11일 오픈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한 한정판 굿즈 등 독특한 물건들과 이국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끈다.

 

대량생산·대량소비 시대가 가고 취향을 소비하는 세상이 되면서 기업이 지방 소도시와 상생을 도모하는 ‘로컬리즘’ 바람이 분 건 꽤 됐다. 몇해전부터 식음료업계에 유행하는 ‘로컬 네이밍’이 대표적이다. 제주위트에일 등 수제맥주 업계는 지방 양조장의 자연환경을 내세워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로컬 먹거리 편집상점’을 표방한 연남방앗간은 지역색 넘치는 먹거리를 발굴해 서울에 소개한다. 지금은 강원의 자연을 주제로 감자빵 등 로컬 크리에이터 8팀의 상품을 모은 겨울시즌 기획 팝업이 한창이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역의 간판 상점인 앵커스토어가 과거에는 단순히 이동인구를 유발해 지역경제에 기여했다면, 이제 콜라보를 통한 로컬 콘텐트를 발굴해 지역을 창조 커뮤니티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이 앵커스토어에 진출해 지역경제 생태계 구축까지 나서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고립되고 생활반경이 좁아지면서 이런 트렌드는 더욱 강화됐다. 외부로 향하던 관심이 동네로 집중되면서 단절된 지역들을 잇는 ‘로컬 소셜라이징’ 트렌드로 확장된 것.

 

지난해부터 팝업 형태로 지역을 돌고 있는 시몬스 침대의 그로서리 스토어도 그런 취지다. 봄 시즌 이천에서 현지 농가들과 서울 성수동 로컬 상점들을 만나게 해 각 지역 문화와 경제를 상호 붐업시켰다는 평을 얻었고, 여름 휴가철에 해운대 해리단길 골목문화를 대표하는 ‘버거샵’과 편집샵 발란사 등과 협업한 팝업스토어는 평균 3시간 입장 대기를 할 만큼 MZ세대 명소로 떴다. 인근 빈티지숍을 운영하는 김기령씨는 “해리단길에서 유명 맛집도 아닌데 입장 대기를 하는 건 처음 봤다. 기다리면서 카페나 베이커리에 들리니 주변 상권에도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세번째 팝업스토어가 둥지를 튼 청담동의 입지도 흥미롭다. 청담동은 1990년대 국내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는 젊음의 거리였다. 2000년대 가로수길로 상권이 이동하며 인적이 드문 명품거리로 변했지만, 최근 골목 감성의 힙한 식당과 가게들이 핫플레이스로 뜨면서 차가웠던 거리가 다시 온기를 띠게 된 흐름에 브랜드가 가세한 것이다.

 

MZ세대가 동네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을 개척하는 ‘크루 컬처’ 트렌드에 기업이 마중물을 붓고 있는 셈이다. 최근 눈길을 끄는 한림수직 재생 프로젝트도 그런 맥락이다. 1950년대부터 제주도 성 이시돌 목장의 양털로 니트를 직조하던 제주의 대표적인 로컬 패션 브랜드였지만 값싼 중국산 제품에 밀려 2004년 폐업한 한림수직을 지역민들이 부활시킨 것. 제주도 가치 향상을 도모하는 신한금융그룹의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 사업에 선정된 성 이시돌 목장과 콘텐트 큐레이션 기업 재주상회 등 프로젝트 연합팀이 지난해 텀블벅 펀딩에 성공했고, 관련 전시도 진행 중이다.

 

모종린 교수는 “최근의 로컬리즘 열풍은 콘텐트 소비 풍조와 코로나로 인한 생활반경 제한 등의 영향도 있지만 공급 차원에서 젊은이들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일을 하면서 창업을 원하는 힙스터 현상과 관련있다”면서 “많은 이들이 오프라인에서도 ‘크리에이터’가 되길 원하고 로컬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로컬 크리에이터’를 자칭한다. 공급과 수요가 모두 늘면서 산업 자체가 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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